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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 1월

 

도회와 달리 농가에선, 대한에서 설에 이르는 기간에 내리는 눈을 별스레 반깁니다. 이 무렵 논에 쌓인 눈은 잇따른 경작에 지친 땅에 숨통을 터주는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물기에 적셔진 땅이 서릿발 작용으로 땅 속 깊이 공기를 불어넣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들녘에 소복이 쌓인 눈은 얼어붙고 메마른 농촌 풍경을 살가운 눈으로 바라보게 하는 놀라운 힘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조금 눈을 달리해 보면, 이렇듯 상서로운 눈에도 아랑곳없이 우리 농가 표정은 그리 즐겁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한미자유무역협정이 몰고 올 충격을 이이들도 가슴 속 깊이 가늠해서입니다. 이 즈음 해서 다시 정해(丁亥)년 정월을 생각합니다. 그런 가운데, 이태마다 찾아오는 냉해를 무릅쓰면서도 논을 고집하는 이 산골 논에도 다시 반가운 눈이 내렸습니다. 전라북도 무주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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