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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긴 겨울 방학을 접고 초등학교는 다시 어린이들로 활기를 찾았습니다. 학교 일을 제 집안 일처럼 돌보는 분들은 멈춰뒀던 난방 기구를 손보느라 바빴고, 선생님들은 긴 겨우내 토실하게 살이 오른 아이들을 쳐다보며 더없이 즐거운 낯이었습니다. 개학날이 그렇게 오후로 접어들 무렵 몇몇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서성이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만히 물어 보았습니다.
“뻐스…… 기둘리는디요.” 아이들은 읍내에서 십여 킬로미터 떨어진 마을에 살고 있었고, 수 년 전만 해도 그 마을에 있던 학교에 다녔다고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마도, 그 즈음이었다고 기억합니다. 월출산 천황봉 쪽 파란 하늘로 하얀 포말을 꽁무니에 남기며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남쪽에서 오는 비행기였습니다. 입춘을 앞둔 날, 전라남도 영암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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