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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대체로 조방농업에 기대는 산골 농사는 ‘부덱이’로 불렸던 화전으로 부친 땅에서 출발해 숙전화(熟田化)한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밭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고 경사가 심해 농기계를 쓰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갈이를 할 때도 소를 부려 쟁기를 끌게 하거나, 형편이 여의치 않은 농가에선 사람이 ‘극젱이’로 부르는 쟁기를 끄는 ‘인걸이’를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갈이를 하면, 깊은 경운이 어려워 수확량이 현저히 떨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팔순을 앞 둔 이 늙은 부부는 저녁 어스름까지 밭을 갈았습니다. 한없이 가냘 퍼 보였던 할미의 양 어깨엔, 어느덧 손 바닥크기 만한 땀이 꽃무늬 옷감을 물들이며 베어 나왔습니다. 그리고 사진기를 든 나를 보며 웃으며 말했습니다.
“색시크룸 이쁘게 박아 주이소.”
경북 영양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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