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본문으로 바로가기
 

 


5월

 

모를 내는 시기는 고을 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대체로 입하 즈음해 모를 심습니다. 물론 이년 삼모작을 하는 삼남 지방에선 보리 수확 여부에 따라 다소 시기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망종 무렵 보리를 거둔 논에서는 달포 가량 늦은 늦벼를 심고, 지난겨울을 그냥 넘긴 논은 올벼를 심는 것입니다. 그래야 추석 전에 거두어 논을 한 달쯤 묵힌 다음 보리씨를 뿌릴 수 있어서 입니다. 마침 마을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이었습니다. 정오를 앞 둔 무렵, 찬거리를 파는 자동차 확성기에서 송대관의 노랫가락이 경쾌하게 들려왔습니다. 순간, 이앙기를 다루던 늙은 할배가 두렁에서 판 모를 손보던 할미를 보고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아~따! 국시가 쪼까 먹고자픈디, 거~또 파까!”
할배 말을 들은 할미는 서둘러 길가로 나섰습니다. 그리고 마침 자리를 떠나려던 찬거리 자동차 중늙은이를 향해 힘껏 소리쳤습니다.
“아~요! 집이도 국시 파아~요?”
전라북도 순창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