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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 6월

 

겨울을 넘긴 보리는 대체로 망종 어름에 수확을 합니다. 여기에서 알곡을 털어낸 보릿대는 집으로 가져오지 않고 논에서 태워버립니다. 볏짚과 달리 질기고 억세 짐승을 먹이기 사납고, 서둘러 모를 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즈음, 보리 알곡은 신작로 가장 자리나 농가 마당에서 건조 과정을 거칩니다. 이 집 할배도 그렇게 보리농사를 지어 제 집 마당에 보리알곡을 널었습니다. 할배는 마당에 널린 작은 알갱이를 맨발로 밟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쪼깐헌 것이 워뜨게 춘 결을 넘기는지, 내- 이적꺼지 신기허요!”
벼가 한여름을 이기고 보리는 추운 겨울을 견디는 게, 할배는 그 나이 팔순에 새롭다고 했습니다. 여름과 장마가 한달음에 찾아오는 유월입니다.
전라남도 구례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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