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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깃발


올벼를 심은 논에선 입추 무렵 이삭이 패기 시작합니다. 벼꽃이 피면서 열매가 영그는 것입니다. 그럴 때면 벼농사를 짓는 농부들 마음 또한 분주해 집니다. 다가올 추석도 그렇지만 때늦은 폭풍우나 태풍 그리고 멸구나 도열병 같은 병충해가 애가 쓰여서 입니다. 그 걱정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새입니다. 이삭을 향해 무리지어 대드는 새들은 농부들의 애를 태우기에 충분할 만큼 큰 피해를 줍니다.
보다 못한 한 농부가 제 아이와 함께 깃발을 들고 나섰습니다. 펄럭이는 줄무늬 깃발은 새들의 방향성을 교란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저어따 박고 와라! ‘새’ 자슥들! 햇가덩 허게 씨게 박어야 헌다.”
이 날의 수고로움으로 다가올 우리들의 추석이 풍요롭다 하겠습니다.
전라북도 김제에서 찍었습니다.

 

글·사진 노익상 photree@hanmail.net


다큐멘터리 사진가이자 칼럼니스트로 1960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주로 제 땅과 집을 떠나 살 수밖에 없었던 이들의 이야기를 꾸준한 걸음으로 찾아가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이 결과물들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차별’ 프로젝트와 동강 사진 축전에 초대 되었으며 연작형태로 여러 매체에 연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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