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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2’ 중에서


김남주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낮이었다

낮 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낮 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울지 않는 집이 없었다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올려 얼굴을 가려 버렸다
낮 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 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리 처참하지는 않았으리
그 악마의 음모도 이리 치밀하지는 않았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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